김태동의 개인전 《플라네테스》는 제6회 아마도사진상에선정된 전시이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강선>연작과 <플라네테스> 신작들을 선보인다.두 연작 모두 2015년 시작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가 계기가 된 것이다.다른 듯 이어지는 두 연작에서 작가는 전쟁의 흔적이 남긴 역사와 일상의 자리, 그리고그것 넘어 보이는 먼 세계의 빛을 생경하면서도 아름답게 포착해낸다.
도시를 포착하지만 중심부를 벗어나 있는 장소와 그곳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특징을 드러낸<Symmetrical>(2010~), <Break Days>(2013~) 연작에서부터 도시의 밤거리풍경과 익명의 사람이 공존하도록 한 <Day Break>(2013~) 연작 등 작가는 줄곧 그가마주한 도시의 풍경이나 동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이 작업들이 모종의 생경함이나 낯설음을 간직한이유는 그가 의도적으로 주변부 혹은 비일상적 생활 모습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후 작가가 다다른 곳은6.25전쟁과 분단체제를 간직한 지역이었다. 도시의 주변부라는 지정학적 위치나 경계에서발생하는 어떤 충돌을 포착하고자 했던 작가에게 남북 분단이 극명한 장소인 DMZ로 떠난 여정은 어떤 면에서는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적이고 군사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기에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작가는 이 지역들로 진입하기 위해 사료와 사진 자료를 찾아보는 등 일련의 공부 과정을거친다. 그렇지만 이 장소를 사진으로 담아낼 때에는 기록 사진 같은 형태의 사실적인 방법은 피한다.그러므로 <강선> 연작에서 밤 시간을작업 무대로 삼은 것은 기존 자신이 해왔던 방식을 따른 것이기도 하다. 경원선 라인(동두천-소요산-초성리-한탄강-전곡-연천-신망리-대광리-신탄리-백마고지)에서 그가 만난 것은 전쟁의 격렬함이 아닌 시골마을의 풍경이었다. 그렇지만 이 지역들은 일제 식민 지배의 수탈 경로이며 6.25 전쟁의 상흔을 품은 곳이자 남북통일이라는모종의 희망을 간직한 역사성이 깃든 장소였다. 작가는 이런 장소들의 특수성을 간과할 수 없었기에 일상적 풍경뒤에 숨어 있는 긴장감을 밤 시간의 적막함으로 포착해낸다. 특히 밤하늘 별에 집중하지 않은<강선> 작업은 역사와 일상이 공존하는 현재 모습을 조금은 극적으로 찍은것이다. 새벽녘 안개와 붉은 빛의 가로수 조명이 만들어낸 도로 풍경을 담은 <강선-021>은 미지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듯하며, 군인 관사(강선-017)나 초소(강선-026) 등 길 위에서 그가 만난 현실 풍경도 마찬가지로 어떤 신비로운 여정을 담보한다.수도국지 유적 천정에 남은 총흔(강선-005), 동두천 구상권 건물의 무너지는 담벼락(강선-019), 신망리에서 만난 마을 아저씨(강선-039)의 모습도 모두현실이지만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는 잊힌 역사를 환기하기보다는 그 장소들에 신비한 힘을 부여하듯오늘의 시간을 생경하게 끄집어낸다.
이 연작 초반 촬영한 <강선-011>이 밤하늘 별에 관심을 가진 계기이다. 그는 당시 습하고 싸늘한 현장의 분위기와 달리 밤하늘별들이 쏟아내는 모순적인 아름다움을 인지하게 된다. 그렇게 <플라네테스>연작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전쟁 유적지와 그 유적지에 남은 모뉴먼트와 밤하늘 별의기이한 조우가 이뤄진다. 카메라의 초점은 하늘의 별들에 맞춰지게 되고, 별을 고정하기 위한 천문 촬영이 연구된다. 그러면서 DMZ에 한정되었던 전쟁 관련 장소는 전국의 여러 지역으로 확장된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플라네테스-023), 장사해변의 장사상륙작전 기념관(플라네테스-018),동두천평화박물관, 강화도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플라네테스-030) 등에 놓인 기념물, 군인상 등의 모뉴먼트와퇴역 무기가 사진의 소재가 된다. 나아가 호주 전쟁기념관에서 한국전쟁 관련 작업을 의뢰받아 캔버라의 시드니한국전쟁기념비 등을 촬영한 <플라네테스 프로젝트, AU> 연작 작업도 하게 된다. 오랜 과정을 거친 후 별들의 자리가 안정될수록 지상의 유적지 건물이나모뉴먼트는 흐릿해지고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낸다. 수도국지(플라네테스-001),승일교(플라네테스-014), 노동당사(플라네테스-004), 민북마을 집들(플라네테스-005),각종 모뉴먼트도 찬란하고 선명한 밤하늘의 별들과 대조를 이룬다. 그것들은 본연의상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흔들리는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이들은 그 역사성을 탈각하지 않으면서도 벗어나고자하는 애매한 상태마냥 빛나는 밤하늘 아래 자리한다.
지난 5년간 작가는 6.25전쟁과 관계된 역사적인 지역을 찾아다녔다. 그 역사들의 현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고민은 긴 시간 이어졌기에 어떤 정의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작가는 감정적인 변화를 겪었고,또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역사적 장소를 생경하게 담고자 기록 사진을 넘어연출적인 장면을 드러내다가 어느 순간 밤하늘 별에 시선을 빼앗김으로써 최초 출발점이었던 그 장소들의 역사와 일상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다.밤하늘 별과 전쟁 유적지들은 과연 필연적인 관계일까. 과거의 상흔을 미적 차원으로환원시키는 것은 아닐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밤하늘 별을 애써 붙잡음으로써 우리 지구가 끊임없이요동치고 있음을 환기한다. 지독했던 전쟁도 실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만든 삶의 모습이고,그 상흔 위에서 현재 우리 삶도 지속된다는 소박한 사실을 그가 엿본 것은 아닐까. 그 소박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그가 담은 세계는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그가 전쟁 유적지를 찾았음에도 그간 자신이 만나왔던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의모습을 담아왔던 태도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 작가는 역사의 상흔이나 상처를 도드라지게 드러내고 싶다거나 역사적사실에 대한 어떤 가치 판단을 드러내려고 한 것도 아니다. 대신 그가 만난 장소에서 그 자신이 보았던 특유의풍경을 사건이나 이야기로서가 아니라 생경한 혹은 충돌하는 이미지로써 사진이라는 매체에 담아내고, 그것이 보는이의 상상력에 맞닿기를 의도한다.
Kim Taedong's solo exhibition, 《Planetes》 is an exhibition selected for the 6th Amado Photography Award.In this exhibition, the artist presents a series of <Rifling> and newworks of <Planetes>. Both series were inspired by the Real DMZ project,which was launched in 2015. In these two series that seem to be different butsomehow connected, the artist captures the history which the war has leftbehind, the place of daily life, and the light of the distant world beyond itin a strange yet beautiful way.
From the series of <Symmetrical>(2010~) and < BreakDay>(2013~), which reveals the characteristics of the places that capturethe city but away from the center and people who survives in there, to theseries of <Day Break>, which allows anonymous people to coexist with thecity's night-site, the artist continued to describe the cityscape he faced orcontemporary people. The reason these works preserved some novelty orunfamiliarity is that the artist intentionally paid attention to the surroundingsor unusual lifestyles. Since then, the artist has arrived in the area where theKorean War and the division system have been preserved. The journey to the DMZ,a place where the division of the South and the North is starkly divided, maybe natural for the artist, who wanted to capture some conflict arising at thegeopolitical position of the city surrounding or the boundary, but on the otherhand, it was a new challenge and adventure because it has historical andmilitary significance.
The artist goes through a series of the study process,including searching for historical documents and photographic materials toenter the sites. However, when capturing the sites with photos, the artistavoids practical methods such as documentary photography. Therefore, the use ofnight time as a stage for <Rifling> series follows the way the artist hasbeen done before. What the artist met on the Gyeongwon Line(Dongducheon-Soyosan-Choshengli-HantangRiver-Jeongok-Yeoncheon-Shinkwangri-Sintan-Baekmago) was not the intensity ofthe war, but the scenery of the rural village. However, these areas were theexploitation paths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and the places where bear thescars of the Korean War and some hope of the unification which containshistoricity. The artist could not overlook the particularity of these places,so he captures the tension behind the everyday scenery with the silence of thenight. Notably, the work <Rifling>, which did not focus on the stars inthe night sky, is a bit dramatic in the present, where history and everydaylife coexist. The <Rifling> which features scenery of a road created bydawning fog and red-lighted street lights, seems to guide audiences to theunknown world, and the real-life scenes he met on the road, such as military officialresidence(Rifling-017) and guard post (Rifling-026), also capture somemysterious journeys. The bullet trace left on the ceiling of the historicalsite of the Waterworks Bureau site(Rifling-005), the crumbling wall of Donducheon old commercial building(Rifling-019), and the village man who met in Shinmang-Ri (Rifling-039), theyare the reality but create unrealistic atmosphere. Rather than evokingforgotten history, the artist brings up today's time in a strange way, as if togive mysterious powers to those places.
The early works of the series, <Rifling-011>, is thestarting point where the artist has become interested in the night sky stars.He became aware of the contradictory beauty of the night sky stars, unlike theatmosphere of the wet and cold site at the time. That is how the < Planetes> series began. Now there is a curious encounter between the war site andthe remaining monument and the night sky stars. The camera's focus will be onthe stars in the sky, and astronomical photography will be studied to fix thestars. As a result, war-related places, which were limited to the DMZ, will beexpanded to various parts of the country. Monument and veterans' weapons suchas the Incheon Landing Operation Memorial (Planetes-003), the Jangsa CoastGuard Memorial (Planetes-018), the Dongducheon Peace Museum, the GanghwadoIsland Korean War Veterans Memorial Park (Planetes-030) will be the subject ofthe photos. Furthermore, the < Planetes Project, AU> which photographedCanberra, Sydney, the Korean War Memorial, will be followed. After a longprocess, the more stable the positions of the stars, the more blurred and shakythe building or monument on the ground becomes. The Waterworks bureau site(Planetes-001), Seungilgyo (Planetes-014), the Workers' Party (Planetes-004),Daemari Minbuk Village houses (Planetes-005), and various Monumentaries arealso in contrast to the bright and vivid stars of the night sky. They showsigns of shaking while maintaining some of their original statues, which situnder the twinkling night sky as if they were trying to escape withoutdiscerning their historical nature.
For the past five years, the artist has visited historicsites related to the Korean War. How to look at the present of those historieshas been a question for a long period of time, and it has not defined yet.Through this process, the artist undergoes an emotional change and goes througha process of development. The history and daily lives of those sites, whichwere the starting point, move to a different level by exposing a staging scenebeyond a documentary photograph and then being distracted by the night sky starat one point. Are the night sky stars and war sites inevitable? Maybe it bringsback the scars of the past to the aesthetic level. Despite these concerns, the artistreminds us that the Earth is constantly fluctuating by trying to catch thestars in the night sky. He might have seen the simple fact that even a terriblewar was created by those who lived in that era and that our lives now continueon that scar. The world which the artist has been captures may be so beautifulto tell the simple truth.
Therefore, even though the artist has been visited the warsites, he did not abandon the attitude to capture the city and the people whichhe has met. The artist neither wants to expose the scars or wounds of historynor intends to reveal any value judgment on historical facts. Instead, heintends to capture the unique scenery he saw at the place he met not as anevent or story, but as a strange or conflicting image in the medium ofphotography, and meet the imagination of the viewer.